카페 이야기가 아니었다.
'세상 끝의 카페'라는 제목만 보고서는, 평소 카페를 좋아하는 나는 특별한 카페에 관한 이야기라고 생각하고 선택한 책이었다.
가볍게 읽을 수 있는 책이라 지하철이나 점심시간에 잠깐씩 짬을 내어 읽으면 좋을 것 같기도 했다.
책은 비교적 얇지만, 내용은 깊고 자신의 존재에 대해 깊이 고민하게 만든다.
3가지 질문에서 해답 찾기
주인공 '존'은 바쁜 회사업무에서 벗어나 오랜만에 시간을 내어 휴가를 떠나는 길이었다. 고속도로에서 트럭이 전복되면서 도로가 꽉 막히게 되자, 존은 원래의 목적지에서 벗어나 차를 돌려 고속도로를 달리다가 길을 잃고 헤매게 된다. 그러다 도로 끝에 덩그러니 있는 카페를 방문하게 되는데, 이야기의 시작은 여기서부터 본격적으로 시작된다.
카페 메뉴에는 아래와 같이 세 가지 질문이 있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죽음이 두렵습니까?
충만한 삶을 살고 있습니까?
나였다면 이 질문을 보고 사이비 종교에서 운영하는 카페가 아닐까 하는 의심에 바로 나왔을 것이다. 하지만 존은 고속도로에서 길을 잃고 차량 연료는 바닥이 나고 있는 상태에 종일 쫄쫄 굶은 상태라 선택지가 없었다.
음식을 주문하고, 서빙 직원인 케이시와 요리사인 마이크와 함께 질문에 관한 대화를 하면서 점점 큰 깨달음을 얻기 시작한다.
당신은 왜 여기 있습니까?
우리는 자신의 존재 이유에 대해서 얼마만큼 진지하게 고민해본 적이 있는가? 나는 전혀 없다. 존재 이유보다는 '언제까지 나는 아등바등 일에 쫓기고 돈을 쫓으며 살까?' '언제쯤 경제적으로 고민하지 않고 편하게 살 수 있을까?'라는 한탄스러운 고민만 하며 살아가는 것 같다.
주인공 '존'도 마찬가지이다. 우리가 존재의 의미를 알아야 하는 것이 얼마나 중요한 것인지 이야기한다.
존은 이 질문에 답을 내리기가 어려웠다. 서빙 직원인 케이시는 이런 존에게 힌트를 준다.
"존재 이유를 알게 되었을 때, 이를 일컬어 '존재의 목적'을 찾았다고 한다. 인생을 살면서 존재의 목적을 충족시키기 위해 열 가지 일을 할 수도 있고 스무 가지 또는 수백 가지의 일을 하게 될 수도 있다. 가장 행복한 사람은 바로 자신의 존재 목적을 찾아내고 그 목적을 이루는 데 도움이 되는 일을 하는 사람이다."
독자들은 자신의 존재 목적을 찾았는가? 존만큼 나는 책을 읽으면서도 여전히 이 질문에 답을 찾기 어려웠다.
책에서는 죽음이 두려운지, 충만한 삶을 살고 있는지에 관한 질문에 대해서는 거의 이야기하지 않는다. 아마도 존재의 목적을 찾으면 죽음이 두렵냐는 질문에 답은 '두렵지 않다'가 아닐까? 자신이 진정으로 하고 싶은 일에 충실하면서 하루하루를 산다면 죽음은 더 이상 두려운 것이 아니게 되고, 현재의 삶에 충만하게 살 수 있을 것이기 때문이다.
사람들은 대부분 미래를 위해 현재에 많은 일들을 한다. 노후에 안정적인 생활을 위해 자신이 원하지 않는 일을 하거나 가족들과 시간을 함께 보내기보다는 일에 얽매여 산다거나, 때로는 시간이 나더라도 SNS를 보느라 시간을 허비하기도 한다.
나는 왜 존재할까?
나는 왜 여기 있을까? 나는 왜 존재할까?
당장은 정확한 답을 찾기 힘들겠지만, 몇 가지 생각했다. 아무래도 나의 직업과 연결하여 생각할 수밖에 없을 것 같다. 왜냐하면 나는 나의 직업을 사랑하고 있기 때문이다.
사회 약자들의 욕구를 확인하고 이를 위해 다양한 복지서비스를 계획하고 서비스를 제공한다. 때로는 정책개선 제안을 하기도 하고 기업이나 재단의 도움을 받기도 한다.
이러한 활동을 통해서 사회 약자들의 편에 서서 그들의 권리를 옹호하고 인권이 보장되는 사회가 될 수 있도록 기여하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렇다면 나는 이러한 이유로 존재하는 것일까? 역시나 어렵다. 아직 답을 찾지 못했지만, 적어도 앞으로의 삶에서 이 질문을 더 깊이 고민하며 살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
19초마다 팔리는 책
책은 미국에서 2003년에 출간되었지만, 지금까지도 전 세계적으로 사랑받고 있다, 최근 7년 연속 유럽의 올해의 베스트셀러에 선정되었고 동시에 8년 연속 독일 슈피겔 베스트셀러 1위를 차지했다. 19초마다 한 권씩 팔리는 책임에도 한국에서는 꽤 늦게 발간되었다.
이 책은 자기 계발서에 가깝지만 소설 형식으로 쓰여 있는 것이 흥미롭고, 평소 자기 계발을 싫어하는 사람이라면 이 책을 읽는 것을 추천한다.
책 정보
제목: 세상 끝의 카페
저자: 존 스트레레키
출판사: 클레이하우스
출간 연도: 2023년 (한국)
[글쓴기: gonggiboo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