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목: 스파클
저자: 최현진
출판사: 창비
출간연도: 2025
어떤 내용인줄도 모른 채 읽은 책이다. 그저 표지가 여름에 어울린다고 생각했는데 마지막 페이지를 덮고 다시 보니 소녀가 눈 내리는 길 위에서 손가락으로 네모를 마드는 장면이다. 이 책에서 ‘눈’이라는 소재는 이 책을 끌고 나아가는 주요한 소재이다.

2박3일간 병원에 입원하게 되어, 지루한 병실에서 책이나 실컷 읽어야겠다는 마음으로 선택한 책이다. 기증자와 기증을 받은 자에 대한 이야기라 환자복을 입고 있는 상황에서 더욱 몰입하여 읽었다. 종종 눈물이 고이기도 했다. 중한 병으로 입원한 것도 아닌데, 누가 볼까 커튼을 단단히 치고 읽었다.
내용은 오랜 투병생활을 한 기증자로부터 각막을 이식받은 유리가 우연히 기증자에 대해 궁금해하며 기증자를 찾게 되면서 일어나는 이야기이다
기증자는 투병 생활을 하다 크리스마스에 다섯명에게 간, 좌우 신장, 각막을 기증하고 삶을 마감했다.
유리는 막 12살이 될 무렵 동생과 라면을 끓여 먹으려고 물 없이 냄비에 불을 올렸다. 곧 매캐한 연기가 집안을 가득 채웠고, 옆에서 설탕을 핥아먹고 있던 남동생 배영이 떨어트린 설탕유리병 조각이 눈에 들어간다. 할머니는 배영을 앉고 뛰쳐나갔고 홀로 남겨진 유리는 119 구조대원에 의해 병원으로 옮겨지지만 한쪽 눈이 크게 손상되게 된다.
동생 배영은 할머니가 안고 뛰쳐나갔지만 연기를 많이 마셔 식물인간이 되었다. 배영은 5년이라는 시간이 흘렀지만 여전히 깨어나지 못하고 있다.
이 사고로 인해 파일럿이었던 유리의 아빠는 무기한 휴직을 한 채 배영을 돌봤고 승무원인 엄마와는 헤어졌다. 할머니와 유리, 아빠가 한 집에 살게 됐지만 유리는 할머니가 자신을 두고 동생만 구했다고 생각하고, 할머니에 대한 배신감을 가지고 있다.
아빠와 엄마는 서로 헤어졌지만 유리와 배영의 문제에서는 늘 함께 걱정하며 연락을 주고받고 한다.
유리는 병원 홈페이지 ‘하늘로 보내는 편지’란인 기증자 앞으로 보내는 편지의 글을 찾아보다 정기적으로 시온이 영준을 기억하며 쓴 편지를 보게된다. 유리는 필사적으로 시온을 찾게 되고 결국 직접 만난다.
유리와 시온은 영준의 기록을 찾아 제주도까지 함께 가게 되면서 각자의 방식으로 성장하는 이야기다. 성장 이야기라고는 했지만 단순히 성장소설이 아니다. 기증자의 대한 감사한 마음을, 그리고 기증받은 사람들이 어떤 삶을 살아가고 있는지에 대한 관심을 가지게 된다. 가족 중에 환자가 있다는 것은 가정을 어떻게 메마르게 하는지, 그리고 메마른 곳에서 다시 따뜻한 기온을 불어 넣는게 아주 작은 불씨라는 것도 새삼 생각하게 된다.
이 책은 단순한 성장소설이 아니다. 기증을 둘러싼 감사함, 상실 속에서도 다시 삶을 이어가는 사람들의 이야기, 그리고 한 가정의 불행이 얼마나 사람들을 메마르게 하는지를 보여준다.
동시에 아주 작은 따뜻함이 다시 온기를 불어넣는 순간들도 담겨 있다.
살다 보면 앞이 막막해 차라리 눈을 감는 게 더 편할 때가 있다. 이 책은 그런 순간에 오히려 어둠 속에서 빛을 찾을 수 있다고 말한다. 어둠이 절망으로만 남는 것이 아니라 더 밝은 세상으로 나아가게 하는 시작점이 될 수 있다는 걸 이 이야기를 통해 알 수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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