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훠이훠이: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리뷰

by gonggibook 2025. 4. 20.

 

책정보

제목: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

저자: 이사구 (연작소설집)

출판사: 황금가지

출간연도: 2024

 

부적도 셀프가 되나요

 

이 책을 처음 서점에서 발견 했을 때 굉장히 강렬했는데 표지가 핫핑크에 굉장히 진지한 글씨 폰트체로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라 쫄보인 나는 호러 소설인가 싶어 망설이다 구매한 책이다. 제목만 보고서는 회사 상사 중에 정말 악기에 씌인 것 같은 소위 도라이 같은 상사가 한 명씩 있어서 이런 상사 퇴치 이야기인줄 알았는데, 실제로 악령에 씌인 사람들을 퇴치하는 이야기들이 단편 일화로 이뤄져있고 이 단편들이 전부 다 각각 연결되어 있는 책이다. 일단 호러물이 아니라 오컬트 코믹이다.

쫄보인 나도 안심하고 키득거리면서 봤는데 마치 드라마를 보는 듯 한 느낌이라 하루 만에 다 읽었다. ‘이거 드라마로 나오면 재밌겠다.’ 생각했는데 드라마화 됐다는 기사도 있더라.

촬영: gonggibook

주인공 하용이가 빌라로 이사를 가게 되는데 벽간소음 때문에 굉장히 고통스러워한다. 503호 옆집 남자가 여자 친구를 거의 매일 같이 데려와 서로 다투다가 갑자기 또 사랑을 했다가 듣고 싶지 않은 모든 소리들을 들으면서 얘네 들을 헤어지게 어떻게든 만들어야겠다.’며 유튜브를 통해서 연인을 헤어지게 만들어 준다는 셀프 부적을 쓰게 된다.

부적을 셀프로 가능하다고? 이거 너무 무서운데.’

심지어 셀프 부적은 503호 커플을 정말 헤어지게 만드는데 성공했지만 문제는 밤마다 이 남자가 울며불며 난리 치는 바람에 벽간소음이 더 심해진다. 하용이는 셀프부적을 알려준 무당 유튜버한테 효과를 다시 돌릴 수 있는 방법을 알려달라며.’ 메일을 보내는데 실제로 효과 있는 부적은 아니고 그냥 잡기를 쫓는 부적이라는 답변을 받는다.

 

아니 어쨌든, 셀프 부적이 효과는 있는 거잖아?’ 이때부터 나는 하용이의 심상치 않은 인물이 될 것임을 감지했다. 뭐랄까 이 자식! 영적 기운이 뛰어난 놈이네.’

 

이 뒤에 어마어마한 이야기가 펼쳐지는데 자세한 건 스포일러가 될 수 있어서 패스하고 하지만 엄청 재밌으니 꼭 읽어보길 바란다.

 

살다보면 악령에 씌인 것 같은 인간을 보게 된다

 

연작 소설이라 8개의 이야기들이 나오는데 그중 한 일화인 직장 상사 악령 퇴치부가 가장 재미있기는 하다. 하용이는 IT업계 디자이너로 일을 하고 있는데 직장 상사 중에 한 팀장은 능력 없는 꼰대 상사인데 어느 날 사람이 싹 바뀐다. 꼰대기질은 없어지고 보고서를 보고도 칭찬하고 바로 결제를 해주는 등 개과천선이 되긴 했는데 수상한 개과천선이 됐다.

하용이는 어느 날 한팀장이 탕비실에서 커피 잔에 들어간 바퀴벌레를 보고도 그냥 호로록 커피를 마셔버리고 바퀴벌레를 오작오작 씹어 먹는 걸 본다. 너무 놀란 하용이 익명 게시판에 이 이야기를 올리게 되고 악령에 씌었으니 위험하다.’라는 댓글을 읽고 셀프부적을 알려준 유튜버 무당언니를 찾아가게 된다.

Image by Tomy1978 from Pixabay

 

무당 언니가 시키는 대로 팀장한테 악령이 씌여있으니 퇴치하는 방법을 알려주고 하용이는 여차저차 해서 한팀장에게 씌인 악령은 퇴치했는데 이 과정에서 많은 수난으로 인해 졸지에 백수가 된다.

퇴치과정이 진짜 재밌는데, 이것도 스포일러가 되니 패스하겠다.

백수인 하용이는 무당언니 스카우트제의 함께 일하게 된다.

‘5인 미만 사업장에는 절대 입사하지 말아야 한다.’는 것을 알면서도. 이 경고를 무시한 자, 계약서를 제대로 확인하지 않은 자는 큰일을 겪게 되고, 그게 하용이다. 진짜 리얼 큰일을 겪는데.

아니, 디자인 경험 살려 유튜브 편집하고 업로드, 홍보 마케팅 정도 였다고 생각했는데, 그야말로 오만가지 일을 다 하게 된다.

셀프 부적 쓰고, 유튜브 편집하고, 썸네일 제작하고, 업로드하고, 심지어 악령 퇴치도 도와주게 되면서 위험에도 빠지는 다양한 일들을 겪는데 근데 이 과정들이 너무 재밌고, 스릴 있다 보니 도파민이 싸악 돈다.

 

각각의 에피소드 배경이 너무 탄탄하고, 나오는 캐릭터마다 개성이 뚜렷해서 읽는 재미가 있으니 심각한 것 말고 오로지 재미를 위해서 읽고 싶다면 추천하는 책이다. 작가가 실제로 출. 퇴근할 때, 주말에 쓴 글이라고 하는데 뭔가 직장생활의 애환도 살짝 있는 것 같으나, 부담 없이 막 뭔가 읽고 싶을 때 읽으면 될 것 같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