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휘게, 소소한 행복을 찾아서 : 푸른 호수 밤 시나몬롤

by gonggibook 2025. 2. 10.

따뜻한 차와 시나몬롤 향기가 나는 책

책의 저자 김성은 작가는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절기식사회와 차회를 열며 이따금씩 오브제를 셀렉하고 판매하는 일을 하고 있다. 저자의 덴마크 일상을 담은 소소한 책으로 따뜻하고 편안한 덴마크의 일상에서 휴식을 찾을 수 있는 책이다. 한때 '휘게' 혹은 '피카', '욜로' 라는 단어가 유행한 적이 있다. TV에서는 청춘, 중년여성, 장년남성들이 여행을 떠나거나 산촌이나 바다에서 삼시세끼를 만들어 먹는 힐링물이 계속 만들어지기도 했다.

일에 쫓기는 생활, 취업준비로 쉴 여력이 없는 젊은이 등 숨쉴틈 없이 돌아가는 삶에서 누구나 훌쩍 떠나고 싶거나 오롯이 나만의 시간을 여유롭게 가지는 삶은 우리의 모든 소망일 것이다. 그래서 이러한 프로그램들이 유독 인기를 끌었다고 본다. 나 역시 이런 프로그램들을 통해 대리만족을 했었다.

'휘게(Hygge)'란 덴마크어로 따뜻하고 아늑한 분위기, 소박하지만 행복한 순간을 즐기는 삶의 태도를 의미한다. 가족이나 친구와 함께하는 시간, 따뜻한 차를 마시는 시간, 포근한 담요를 덮고 책을 읽는 것처럼 소소한 것에서 행복을 소중하게 생각하는 문화이다.

책에서는 덴마크 사람들이 '휘게'를 어떻게 삶에 녹이고 있는지를 알 수 있다.

출처: 픽사베이

덴마크의 복지

북유럽이라고 하면 복지국가로 불린다. 요람에서 무덤까지라는 유명한 슬로건처럼 어린이집을 제외한 모든 교육 과정이 무상으로 제공되고 대학 과정까지의 학비를 지원하기에 사람들이 원하는 공부를 할 충분한 기회를 준다고 한다. 이 외에도 덴마크에는 높은 급여 등 분명 우리가 들어봤을 만한 수많은 복지와 혜택이 있다.

덴마크의 퇴근 시간은 일반적으로 오후 4시이며, 이르면 2~3시에 퇴근하는 경우도 있다. 추가 근무를 미덕으로 여기지 않으며, 퇴근 후 가족과 함께하는 시간을 중요하게 생각한다. 맡은 업무를 다 하면 일찍 퇴근하거나, 비대면 업무가 가능한 유연한 근무 환경도 특징이다.

그러나 예상외로 해고 절차는 까다롭지 않다. 특히 9개월 미만의 생산직 근로자는 예고 없이 해고될 수도 있다. 다만, 장기간의 실업급여가 지원되기 때문에 해고에 대한 걱정이 크지 않다고 한다.

 

자연과 함께하는 삶

덴마크 유튜란트 법의 채집에 관한 조항 중에는 '자신의 모자에 담을 수 있는 만큼만 담아라.'라는 말이 있다는데, 자신이 먹을 양만, 필요한 용도에 맞게 채집해 즐기라는 의미다. 저자는 자연에서 열매, , 버섯등을 채집하여 잼을 만드는 등 음식을 만들어 먹는다.

사람들은 작은 채집활동이 자연스러운 일상이고, 자신의 정원에는 다양한 허브와 채소들을 키운다.

 

자신의 모자에 담을 양이라면 양 손으로 한줌 정도 되지 않을까? 나물이나 버섯이라면 두끼정도의 양이 될 것 같고 열매라면 작은 잼 한병정도 만들 수 있을 것 같다. 참 소박하고 자연과 공생하려는 마음이 돋보인다.

우리나라는 가을이 되면 도토리, 밤을 따러 가는 사람들이 있다. 한때는 너무 많은 양의 도토리를 채집하여 겨울동안 새와 다람쥐 등의 동물들이 먹어야 할 양식이 없다는 문제로 뉴스에 나오기도 했다. 산에서 자연적으로 얻을 수 있는 모든 것들은 인간의 소유물이 아니다. 덴마크처럼 자연과의 공생을 중시하는 문화가 더욱 자리 잡았으면 하는 바람이 든다.

 

덴마크인의 자전거 사랑

덴마크인의 90퍼센트가 개인 자전거를 소유하고 있고 출퇴근을 위한 자전거 고속도로가 따로 마련되어 있을 정도로 정부에서도 자전거 사용을 적극 지원하며, 자전거 이용은 일상으로 자리잡았다. 출퇴근 아이의 아침과 오후 드앟교 시간등으로도 유용하게 쓰인다. 이곳에선 단순한 교통수단 이상의 의미를 지니고 있다. 어린 나이부터 몸의 일부분처럼 부딪혀가며 자전거를 배워나가고 나이가 들어서도 자전거 타기를 통해 건강을 유지하는 모습을 볼 수 있다.

 

어릴때 내리막길에서 세발자전거를 타고 내려가다 넘어지면서 다친적이 있다. 중학교때에는 친구 자전거를 빌려 타다가 잔디밭에 넘어진 적이 있다. 이후로 나의 실력을 키울 생각을 안하고 '자전거는 나와 맞지 않아. 나는 바퀴달린것은 앞으로 못탈 것 같아.'라는 생각으로 성인이 된 지금까지도 자전거를 타본적이 없다.

게다가 나는 장롱면허이다.

 

그러다 여행을 하다보니 자전거를 탈줄 알면 더 많은 곳을 쉽게 다닐 수 있을 것 같은데 라는 생각이 들었고, 최근에는 새롭게 이사한 주변에 공원과 자전거 길이 잘되어 있어 타고 싶기도 하다라는 생각을 했다.

넘어지고 부딪혀가며 자꾸만 연습해보면 어느샌가 익숙해질텐데 시도조차 제대로 하지 않은 내가 부끄럽기도 하다. 회사가 가까우니 자전거로 출퇴근하는 삶도 괜찮을 것 같다.

 

조명이 만들어내는 따뜻함

덴마크는 일년 중 3개월이 여름에 속하고 나머지 9개월은 가을과 겨울이다. 차가운 계절이 길다보니 여름을 소중하고 알차게 보낸다. 그렇다고 여름이 우리나라처럼 무더위가 쩅쨍하지도 않다. 시원한 정도의 계절인데 귀한 해가 길다보니 사람들은 근처 공원과 바다 등으로 나가 시간을 보낸다.

이때문에 덴마크나 핀란드 같은 북유럽국가들은 차갑고 냉소적일 것 같다는 이미지가 있었는데, 따뜻한 조명을 집안 곳곳에 배치해두고 창가에 캔들이나 오렌지색 조명을 켜둔다는 이야기를 읽으니 마음한켠이 따뜻해졌다.

차가운 거리에 집 창문마다 오렌지색 조명들이 옹기종기 켜져있는걸 상상하니 계절은 차갑지만 사람들이 만들어낸 온도는 훈훈하겠구나 싶었다. 게다가 덴마크에서는 창을 가리지 않는다고 한다. 일조량이 적어 커튼으로 해를 가리지 않기 위해서다. 굳이 커튼을 설치하지 않아도 사람들이 남의 집 창문안을 빤히 들여다보는일이 없기 때문에 해가진 후 집집마다 창가의 오렌지색 조명이 따뜻하게 느껴진다.

 

첫 월급, 의자를 사는 풍습

덴마크에서는 처음 직장에서 받은 월급으로 의자를 사는 풍습이 있다. 자신에게 좋은 의자를 선물하는 행위는 개인의 독립성과 성인으로서의 첫 시작을 상진한다고 한다.

, 정말 멋진 풍습아닌가? 의자는 단순히 '앉을 수 있는 가구'가 아니라고 생각한다. 책을 읽고, 식사를 하고, 커피를 마시고, 휴식을 하고, 업무를 하거나 타인과 대화를 하는 등 많은 시간을 함께하는 가구 중 나의 온기를 온전히 받아들이는 가구가 의자라고 생각한다.

때문에 나에게 꼭 맞는 의자를 찾는 것은 행운이라고 생각한다. 첫 월급으로 의자를 마련한다면 아마도, 평생 그 의자는 본인과 함께 세월을 겪을 것 같다. 덴마크인의 철학이 담긴 아름다운 풍습이라고 느꼈다.

 

책의 분량이 길지 않기 때문에 3시간 정도면 충분히 읽을 수 있었다. 주말 따뜻한 커피와 함께 햇볕이 가장 잘 들어오는 창가에 의자를 두고 읽었다. 집이 북서향이라 겨울에는 해가 잘 들어오지 않아 집안이 추운편이다.

오후시간 해가 가장 잘들어오는 공간인 방에서 책을 읽으며 일조량이 얼마나 중요한지 공감하며 읽었다.

책을 다 읽은 후 저녁에는 '조명'을 몇개 사볼까 하며 쇼핑몰을 잠깐 들여다보기도 했다.

부담없이 편하게 힐링책을 읽고 싶다면 적극 추천한다.

촬영: gonggibook

책 정보

제목: 푸른 호수 밤 시나몬롤

저자: 김성은

출판사: 어반북스

출간 연도: 2024  

 

[글쓴기: gonggibook]